몽제아 뮈네레 리쉬브르 그랑퀴리 2015 [Mongeard Mugneret Richebourg Grand Cru 2015]

 

생애 첫 리쉬브르 리뷰


Mongeard Mugneret Richebourg Grand Cru 2015

신의 물방울 1권을 보면 DRC의 리쉬브르가 나온다.
"이게 어떻게 DRC야"라고 하다가 주인공의 디켄팅으로 살아나면서 "와 꽃밭이야."라는 장면은 리쉬브르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말이 되었다.
리쉬브르의 가격을 올린 장면이기도 할 것이다.

 


일단 향 자체로는 내가 마셨던 피노누아 중 원탑이다. 천천히 열기 위해서 한 잔을 따라놓고 기다리는데 향이 방향제처럼 잔을 넘어와서 코까지 닿는다. 제비꽃과 라즈베리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마시기도 전에 자신을 표현한다. 퍼지는 향에 기대감을 가지고 잔을 코에 가져오면 뭐지 이 단단함은.. 강한 떼루아가 느껴지는 흙향. 조금의 철분 느낌이 느껴질 정도. 열리기를 기다리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향을 더 느낀다. 열리기 시작하고 나서는 이야기했던 라즈베리, 제비꽃, 버섯, 다양한 허브 등이 다채롭게 느껴진다.

첫 잔을 마신다. 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에 빠져있을 때 내민 손을 잡는 느낌의 이미지를 연상했고, 와이프는 성냥팔이 소녀가 처음으로 벽난로를 느끼는 장면이 느껴진다했다. 공통적으로 고난 속 희망 같은 느낌의 동의했다. 참고로 와이프는 블라인드로 정체를 몰랐다.

두 번째 잔을 마신다. 고난 속 희망을 느낀 소녀가 숙녀가 된다. 마치 결혼한 딸을 보내는 느낌. 고혹, 세련, 우아함을 느끼지만 끝에는 여운이 지속된다. 이 한 잔으로 지금까지 마셨던 피노누아 중 최고라는 것을 확정했다.

이제 와이프도 정체를 알았다.

세 번째 잔을 마신다. 화려함은 두 번째 잔이 최고였다. 하지만 인생의 다사다난이 있듯이 더욱 여운이 길어지면서 진정으로 멋진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과 대화하고 깨닫는 그런 감동이 느껴진다.

와이프가 이야기한다. 다이애나 왕세자비 같다고, 나는 잘 몰라서 스토리를 찾아보니 너무나 이해가 되었다.

귀족 가문에서 자랐지만 부모님의 불화로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고, 이후 찰스왕세자와 결혼하며 인생의 절정을 찍는 듯하지만 왕실 생활과 맞지 않아 이혼하고, 꾸준한 자선활동을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던 분

나에게 어제의 몽제아르 뮈네레 리쉬브르 2015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스토리였다.

몇 일전 마셨던 Mongeard Mugneret Grand Echezeaux 2015랑 비교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와이프는 이 와인에 100점을 줬다. 와이프는 개인적으로 리쉬브르보다 직관적인 그랑에세죠가 더 좋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그랑 에세죠는 화려함이 더 강했고 생각한다. 실키함, 섬세한 여성이지만 자기 주관이 있는 여왕같다고 표현했는데, 리쉬브르는 여기에 더 사람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랑 에세죠는 여왕을 멀리서 볼 때 화려함에 "우와"한다면, 리쉬브르는 그 여왕을 만나서 자신의 스토리를 듣는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와인에서 이런 추상적인 이야기는 무슨.."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아닌, 와인으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어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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